이 비명소리를 들으며 기자들은 아무 소리도 못 냈다. 한 사람의 중요부위를 망가트린 부소경은 오히려 아무렇지 않았고, 손에 있던 총을 엄선우에게 주면서 말했다. “병원 쪽에 여자한테 빌붙어서 살려고 하는 이런 남자는 어차피 앞으로 남자로 살 지도 못 하니까 치료해주지 말라고 전해.” “네, 도련님.” 엄선우가 대답했다. “그리고, 너무 시끄러우니까 좀 닥치라고 해.” 부소경은 또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몸을 웅크리고 자신의 피바다 안에서 울부짖던 남자는 자연스럽게 입을 닫았다. 그는 바닥에서 기면서 엄선우 앞으로 다가와 바보같이 그에게 물었다. “제가 어떠한 대답을 해도 다 틀렸을 거고, 도련님은 저를 망가트리셨겠죠?” 엄선우는 그의 목을 밟았다. “당신이 사람이에요? 그 많은 여자들이 여자 하나 괴롭히는 건 그렇다 쳐도, 당신은 남자잖아요! 부인을 본 적 있었어요? 당신한테 잘못한 게 있었어요? 부인이랑 안고 있는 사진을 합성해서 인터넷에 올리고 온 네티즌들이 다 욕을 하게 만들었잖아요! 당신 뭐 어디 바닥에서 돌을 비집고 태어난 거예요? 본인 어머니가 낳아준 자식 아니냐고요!” 남자:“윽......” 그는 후회했다. 하지만 세상에 후회를 되돌릴 약은 없었다. 이 순간 이미 파티장 안엔 사람이 없었고, 지금 피바다가 된 바닥에 누워 있는 남자만 남아있었다. 기자들은 그를 감히 볼 수 없어서 모두 가만히 부소경과 신세희만 바라봤다. 부소경은 한 팔로 신세희를 안은 뒤, 천천히 밖으로 걸어 나가려했다. 이때의 신세희는 꿈에서 막 깨어난 듯한 느낌이었다. 그녀의 눈빛은 담담한 듯 무고했고, 특히 부소경이 품에 안고 있으니, 그의 듬직함과 그녀의 가녀림, 그의 매서움과 그녀의 담담함, 이런 두 사람이 함께 있으니 이보다 더 잘 어울릴 수 없었다. 기자들은 멍해졌다. 지금에서야 그들은, 모든 부잣집 여자들의 공격을 받은 이 여자는 부소경 앞에서도 겁을 먹지 않고, 표정 하나 안 바뀌고, 이 일이 마치 자신과 무관한 사
비행기에서 내린 후, 그가 제일 먼저 인터넷을 켰을 때, 인터넷엔 신세희의 관한 보도들이 이미 눈 내리듯이 쌓여 있었고, 게다가 하나 같이 다 신세희를 모욕하는 글들이었다. 그리고 연속극처럼 계속 연달아 보도가 올라왔고, 연속극보다 10000배는 더 자극적이었다. 이런 보도를 보고 당시에 차에 있던 부소경은 넥타이를 살짝 풀었다. 앞에서 운전하던 엄선우도 감히 크게 숨을 쉴 수 없었다. F그룹을 장악한 이후로 부소경은 거의 화를 내는 경우가 없었고, 이렇게 침착하지 못 한 모습을 보기가 드물었다. 그의 도련님은 늘 차가우면서도 차분하고 느긋했다. 그가 그렇게 많은 사람들을 냉철하게 살인을 했어도 말이다. 하지만 도련님은 절대 화난 걸 티 내지 않는다. 그러나 신세희와 관련된 보도들이 온 인터넷을 덮었을 때 도련님은 정말 진정할 수 없었다. 그들은 바로 이 호텔로 오지 않고 집으로 향했다. 집에 도착한 뒤에야 엄선우는 도련님이 무기를 가지러 집에 온 걸 깨달았다. 도련님이 무기를 챙긴다고? 알아야 하는 건, 도련님은 절대 자기 손으로 누군가를 처리하지 않았었다. 그는 오늘 얼마나 화가 많이 난 걸까? 아무도 알 수 없었고, 엄선우도 그가 얼마나 화난 건지 추측할 수 없었다. 현장에 온 뒤, 도련님은 역시나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몇 명이나 처리했다. 게다가 이때, 온 네티즌들이 신세희를 볼 수 있게 만들어준 이 기자들을 과연 도련님이 어떻게 처리할까? 엄선우도 이 다음 도련님이 총으로 10 몇 명 정도되는 기자들을 죄다 죽여버릴건지 알 수 없었다. 그러나 부소경은 평온하게 현장에 있는 기자들을 보며 느리지도 빠르지도 않게 말했다. “보도 계속해서 올리세요.” 기자들:“......” 엄선우:“......” 아무도 그의 말에 대답하지 않자 부소경은 표정이 차가워졌다. “다 벙어리예요?” 그 중 대담한 기자 한 명이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도… 도련님, 저… 저희가 무슨 보도를 올리길 원하
부소경이 부인을 안고 있는 걸 보면서 비서는 뒤를 따라가고 있었고, 세 사람은 이미 호텔에서 나왔다. 이때 기자들은 다들 서로를 쳐다보고 있었다.이렇게 죽음에서 벗어난 건가?만약 연회장 안에서 아직도 울부짖고 있는 남자만 아니었다면, 기자들은 정말 이게 꿈인 줄 알았을 테다.“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저 좀 병원에 데려다 주세요…” 피바다 속에 누워 있는 남자는 기자들을 향해 애원했다.기자들은 뿔뿔이 흩어졌다.어떤 사람은 우물안에 돌을 던졌다. “멍청한 자식! 방금 너가 신세희씨를 계속 부르는 걸 보는데 모르는 사람은 진짜 너가 신세희씨랑 아는 사이인 줄 알았겠어. 너 같은 자식은 빨리 죽어야 해!”기자들은 늘 다른 사람의 잘못을 탓하는 게 습관이었다.그들은 절대 자신들도 신세희를 해친 사람들중 한 명이라는 생각을 못 했다.그들은 분명히 구자현이 신세희를 괴롭히기 위해 불러온 사람들이었지만, 이 순간 자신들의 잘못을 잊었다.“도련님께서 사실대로 보도하라고 하셨으니, 보도 올립시다.” 어떤 기자가 말했다.이 기자들은 자신들이 본 부분과 뒤에 상황이 뒤집혔던 부분들을 사실대로 적어 자신들의 회사로 보냈다.그걸 받은 회사에서는 매우 놀랐다.올려야 되나?앞에서는 그런 상황이었다가, 이런 반전의 결과가 나왔다고?그럼 완전 앞뒤 상황이 다른 거 아닌가?올리지 말까?이 매체들은 모두 위험을 감지했다.감히 안 올릴 수 있는 사람이 없었다.그들은 어쩔 수 없이 올렸다.가십을 기다리던 네티즌들은, 이때 후끈 달아올라 있었고, 댓글들이 끊임없이 달리고 있었다.게다가 모두 신세희를 공격하는 글들이었다.“후속 보도 빨리 올려주세요! 아오! 이 여자가 어떻게 매장당하는지 보고싶단 말이에요!”“어차피 욕한다고 해서 죽지 않을 여자야. 이 여자는 철판이 두꺼워. 욕할수록 관심만 주는 셈이지. 본처를 상대하려는 용감한 된장녀는 욕 먹고 오히려 배부르다고 느낄 걸. 이미 검증됐어!”“도련님 등장! 도련님 등장! 도련님 등장! 중요한 일은 세번씩 말해야
“나 너무 얼떨떨해…”“뇌가 마비된 기분이야…”“이 뻔뻔한 된장녀가 어떻게…”“뭔데 뭔데? 빨리 말해봐, 난 안 보여. 여기 인터넷이 느리단 말이야, 설마 이상한 더러운 불치병에 걸린 건 아니지? 뭐 전염이 됐다든지…”“이 여자 부 도련님 아내래!”“......”“......”“......”이 순간, 인터넷 전체가 거의 마비됐다.모든 사람들은 그 화면에 멈춰 있었다.호박씨를 까던 사람들은 이런 결말을 상상하지 못 했다.온 인터넷에서 비참하게 욕을 먹어도 평온한 얼굴을 하던 그녀는 부소경의 아내였다.부소경은 F그룹을 경영한지 6년이 되었다.6년동안 그의 곁에는 어떠한 여자도 없었고, 소문에 의하면 그는 주변에 비서도 다 남자만 고용해왔다. 부소경은 비록 돈도 많고 권력도 있었지만, 여자랑은 절대 놀지 않았다.그가 유일하게 사람들 앞에서 인정했던 여자는 그의 약혼녀 임서아였다.남성시 전체는 부소경이 아내가 있다는 사실을 들어본 적이 없었다.화면에 있는 움짤에서 부소경이 한 팔로 한 여자를 품에 안고 있었고, 이 여자의 표정엔 어떠한 변화도 없었다.30분 전, 인터넷에서 호박씨를 까던 사람들은 이 여자가 아무리 욕을 먹어도 표정하나 변하지 않는 겁 없는 여자라고 생각했다.그러나 지금 다시 신세희를 보니, 그들은 순간적으로 모욕을 당해도 놀라지 않는 게 무엇인지, 무관심한 게 무엇인지, 자연스럽고 의젓한 게 무엇인지를 깨달았다.이제 그들은 신세희가 성격이 강한 여자인 걸 발견했다.자신이 불리할 때, 그녀는 자신을 모함하는 기센 여자들을 대항하지 못할 걸 알고, 어떠한 설명을 해도 소용이 없을 걸 알고, 더 자신을 수치스럽게 만들 걸 알았기에, 그녀는 아무 말없이 대처했다.그러나 지금, 자신의 남편 품에서 그녀는 구제를 받았지만, 승리의 기쁨을 표출하지 않았다.그녀는 조용했다.사람들이 존경할 정도로 조용했다.한참 후, 사람들이 댓글을 달았다.【호박씨로 배채우기】:드디어 여론이 사람을 죽인다는 말을 깨달았어. 난 앞으로 인터넷
서수진 엄마가 제일 먼저 신세희를 알게 됐다. 처음에 그녀는 신세희를 무시했지만, 나중에 부소경이 겁을 줘서 그녀는 많이 나아졌다. 나중에 서수진 엄마는 자발적으로 신세희에게 인사를 했지만, 단지 신세희가 사람을 잘 못 사귀는 편이었고, 게다가 서수진 엄마는 신세희가 좋아하는 스타일이 아니었다.자신이 서수진 엄마 같은 사람들이 있는 단톡에 들어간 건 오로지 유리 때문이었다.딸 유리는 안정적인 유치원이 필요 했고, 안정적인 환경과 친구가 필요했다.그러나 신세희는 아무리 자신이 이 무리에 끼고 싶어도 끼지 못하는 걸 발견했다. 여전히 다른 부류였고, 게다가 그 사람들은 사람들을 무시하는 게 익숙했다.그래서 그녀는 아예 끼지 않으려고 했다.그녀는 자신과 맞는 사람과 친구를 하려고 했다.그래서 이 순간, 서수진 엄마가 먼저 신세희에게 다가와 인사를 건넬 때, 신세희의 표정은 매우 거리감이 있었고, 그녀는 심지어 서수진 엄마를 보지도 않고 평온하게 말했다. “저한테서 떨어지세요.”서수진 엄마는 민망해했다. “그… 유리 엄마, 제발 제 탓은 말아주세요. 저 아시잖아요, 제가 예전엔… 엄청 잘 해드렸잖아요. 유치원에 모든 엄마들이 유리 엄마 무시할 때, 저는 다가가서 친구해줬잖아요. 나중에는… 저도 다 제 딸을 위해서 그런 거예요. 유리 엄마… 저 이해해 줄 수 있죠?”“아니요.” 신세희는 짧게 말했다.서수진 엄마: “왜… 제가 저 엄마들처럼 유리 엄마 왕따 시켜서 그런 거예요? 제… 제가 사과하면 되지 않나요?”지금의 서수진 엄마는 철판을 깔고서 달라붙으려는 태세였다.그녀는 다른 엄마들을 신경쓰지 않았다.그녀는 지금까지 이 유치원에서 유리 엄마랑 제일 사이가 좋다고 생각했다.“유리 엄마, 화내지 말아요… 정 화가 안 풀리면 제가 무릎이라도 꿇고, 나중에 날 잡고 댁으로 가서 발 마사지도 해드리고, 안마도 해드릴게요, 다 할 수 있어요. 어때요, 유리 엄마?” 이 순간 서수진 엄마의 모습이 다른 엄마들이 봤을 땐 강아지가 주인을 핥는 것 같았다.이
그녀는 아이들을 좋아했다. 이 아이의 엄마가 아무리 싫어도 말이다.“그럼… 아줌마, 나중에 유리 생일 날, 저도 축하해줘도 돼요?” 서수진이 또 물었다.신세희는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하지, 나중에 유리 생일 날 유리가 초대하고 싶은 친구들 다 초대해도 돼. 아줌마는 다 찬성이야.”“감사합니다 아줌마! 예! 아줌마, 저희 엄마보다 훨씬 나아요. 저희 엄마보다 100배는 더 예쁘고요. 저는 아줌마가 너무 좋아요!” 서수진은 신세희를 향한 호감을 숨기지 않았다.옆에서 어색해하는 서수진 엄마:“......”이 순간, 서수진 엄마는 남보다 못함을 스스로 부끄러워했다.신세희가 신유리의 손을 잡고, 신유리가 서수진의 손을 잡고 서수진 엄마 앞으로 다가왔을 때, 서수진 엄마는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잠시 후 그녀가 말했다. “유리 엄마, 저는… 유리 엄마랑 어울리는 친구가 못 된다는 거 알아요. 그래도 유리랑 제 딸이 친구할 수 있게 해주셔서 고마워요. 정말 감사해요.”말을 끝낸 후 서수진 엄마는 선수진을 데리고 신세희에게 인사를 했다.신세희는 신경쓰지 않았다.그녀는 어른들에겐 감정이 없지만, 아이들에겐 애정이 있었다.어른이 어떻든 간에 그녀는 아이를 좋아했다.서수진 엄마가 서수진을 데리고 가자, 신세희도 유리를 데리고 부소경의 차에 탔다.부소경의 차 앞에 오자 신유리는 멍해졌다. “엄마, 아빠 돌아온 거야?”신세희는 고개를 끄덕였다. “......응.”“벌써? 겨우 3일 밖에 안됐는데, 출장 갔다온 거야? 원래 1주일 걸린다고 하지 않았어?”“응.” 신세희는 또 간단하게 대답했다.“그럼… 아빠가 내 선물 사왔어?” 아이가 물었다.신세희:“......”잠시 후, 그녀는 말을 더듬었다. “너… 너가 직접 아빠한테 물어봐.”“그래!”차에 탄 뒤, 신유리는 부소경을 보았다. “아빠, 엄청 일찍 돌아왔네?”“어!” 부소경은 씩씩거리며 대답했다.신유리:“왜 그래?”“왜 그러는 거 같은데?” 부소경이 물었다.신유리:“내가
못된 것?이쪽에 있건 부소경은 신세희 손에 있던 핸드폰을 뺏어서 귀에 갖다댔다.그쪽에서 임지강은 여전히 분노한 목소리였다. “너 이 못된 것아! 아직까지 안 죽고 뭐하냐? 넌 진작에 죽었어야 했어! 몇 년이나 지났는데, 진짜 네 명줄이 이렇게 길 줄은 몰랐다야! 좋은 사람은 명이 짧은데, 나쁜 사람은 장수한다니! 네가 바로 그 장수하는 나쁜 것이야! 신세희! 너 똑바로 들어, 네가 이간질을 한다고 해서 나와 내 와이프의 감정을 망칠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마.너 잡히지 않는 게 좋을 거야. 잡히기만 하면 내가 아주 가만두지 않을 거니까!”전화 너머 임지강은 화가 나서 죽을 것 같았다.그와 아내 허영은 오후 내내 싸웠다.그래서 회사 일 마저도 처리하지 못 했다.두 사람은 싸웠을 뿐만 아니라, 집에 돌아와서 또 때리며 싸웠다.임지강은 원래 그가 밖에서 허영을 때리면 얌전해질 줄 알았으나, 집에 돌아오니 허영은 집에서 옷을 말리는 용도로 쓰이는 쇠파이프를 들고 임지강을 무섭게 내리쳤다.계속 맞던 임지강은 피할 곳이 없어서 결국엔 용서를 빌고 말았다.그래도 허영은 그를 놓아주지 않았다.그녀는 임지강을 때리면서 욕했다. “너 이 죽일 놈, 네가 그러고도 사람이야? 그때 내가 너한테 시집갈 때, 넌 재혼이었잖아, 재혼! 게다가 네가 전처한테 당해서 아이를 못 갖게 된 걸 알고도, 난 너랑 살았어! 나 허영이 너한테 뭘 잘못했다고, 그년 앞에서 망신을 주고, 날 주먹으로 때리고 발로 찬 거야?그 여자가 너한테 잘해준 게 뭐가 있냐고?그 여잔 너한테 병이나 전염시켰잖아!걘 그냥 쓰레기야!근데 아직까지도 그 여자랑 연을 못 끊었다니! 너 내가 무슨 생각하는지 모를 줄 알아? 그 여자랑 만나고 싶으니까 나를 차 버리고, 우리 모녀를 버리려는 거잖아?임지강, 네가 날 차버리는 순간, 당시에 있었던 일 다 폭로할 거야!네가 얼마나 대단하다고 날 때려!”한바탕 욕을 하고도 허영은 화가 풀리지 않았다.그래서 쇠 파이프를 들고 계속해서 임지강을 때렸다.맞
임지강은 고분고분하게 허영의 발을 씻겨주었다.그는 겉으로 여전히 조심스럽게 행동하고 있었다. 그는 허영을 긴장을 놓게 만들었고, 그러다 갑자기 허영의 손에 들려있던 쇠 파이프가 바닥에 떨어졌다.쇠 파이프가 떨어졌다!임지강의 기회가 왔다. 그는 순식간에 허영을 놓더니 허리를 숙여 허영이 바닥에 떨어트린 그 쇠 파이프를 주웠다. 그는 단호하게 쇠 파이프를 허영의 발꿈치에 휘둘렀다.“아…” 허영은 밀려오는 아픔에 몸을 새우처럼 꼬았다. 고통에 얼굴이 일그러졌다. “지강씨, 나 당신 와이프야…”“난 오늘 꼭 널 죽여버릴 거야! 이 미친년아! 못하면 내가 임지강이 아니다! 아니! 내가 남자가 아니다! 남자가 한을 품으면 얼마나 무서워지는지 꼭 보여줄 거야!”말을 끝낸 후, 임지강은 또다시 쇠 파이프를 허영에게 휘두르려고 했다.허영은 또 한 번 아우성을 쳤다.그녀는 옷을 입지 않고 있었다. 그래서 맞은 곳이 더 아프게 느껴졌다. 심장이 저려오는 듯한 통증이었다.몇분 사이로 임지강은 허영의 눈물 콧물을 다 빼버렸다.허영은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몸으로 임지강 옆 바닥에 움츠려 있었다. 그녀의 얼굴에는 퍼렇게 멍이 들어 있었다. 임지강은 허영을 죽여버리고 싶다는 생각만 하고 있었다.그때 허영이 임지강의 다리를 끌어안으며 말했다. “지강씨, 내가 잘못했어. 지강씨, 나 이제 알았어. 지강씨가 아까 말한 게 뭔지 알았어.”하지만 임지강은 또 한번 쇠 파이프를 휘두르더니 허영의 엉덩이를 때렸다. “뭘 알았는데!”그의 말에 허영이 대답했다. “이간질이야. 이게 다 신세희가 이간질한 거야.”“…”그녀의 말에 임지강의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그는 신세희라는 존재가 있다는 사실을 완전히 까먹고 있었다.그녀의 말이 맞았다. 신세희가 그들 부부 사이를 이간질한 것이다. 신세희는 굳이 엄마가 남긴 물건이라면서 임지강에게 빈 종이 한 장을 주었다. 하지만 허영이 다가오자 그녀는 바로 그 종이를 불태워 버렸다. 그 행동이 허영의 의심을 사게 되었다.임지강이 가만히
눈 깜빡할 사이에 신유리는 어느덧 18살이 되었다.벌써 대학교에 다닐 나이었다.그녀의 남편 부소경은 곧 쉰 살을 앞둔 사람이라 구레나룻이 하얗게 변해버렸다.그녀와 부소경 두 사람이 함께 파란만장을 겪은 시간도 어느덧 20년이 다 되어갔다.너무 빨랐다."영감."신세희가 그를 불렀다.부소경은 고개를 돌려 신세희를 바라보며 물었다."방금 날 뭐라고 불렀어?"신세희는 웃으며 대답했다."이제 영감 아니에요? 당신은 곧 50대이고 나는 이제 겨우 40대인데, 난 할멈이 아니지만 당신은 그냥 토종 영감이잖아요! 봐봐요, 당신 지금 구레나룻도 하얗게 변해버렸잖아요. 결혼식 날에 염색 좀 하는 게 어떨까 싶어요!""싫어! 난 남들이 나를 와이프밖에 모르는 남자라고 얘기하길 바란단 말이야! 그러니까 앞으로 나를 가꿔줄 생각은 절대 하지 마!"부소경은 자신보다 10살은 어려 보이는 와이프에게 말했다.하늘도 무심하지!신세희는 젊어서부터 지금까지 조금도 늙지 않았다!40대에 들어선 사람이 어찌 늙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하지만 부소경은 자신의 젊은 와이프를 보며 뿌듯한 기분이 들었다.그는 와이프와 결혼식을 올릴 날만을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그리고 마침내 그날은 경치가 예쁘고 날씨가 맑게 갰으며 딱 좋은 기온에 바람도 없었다.그날 두 신인은 남성 최고급 호텔에서 더블 결혼식을 올렸다.결혼식에 참석한 사람은 모두 남성 및 글로벌 인사들이었다.신세희와 부소경, 엄선희와 서준명은 모두 친척이 적었지만 네 명의 친척 친구들을 모두 불러 모은 덕이 남성 호텔 마당은 사람으로 가득 찼다.두 신인 커플이 사람들의 시야에 나타났다. 비록 젊은이는 아니었지만 새로웠다.엄선희의 부모는 기쁜 마음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그들의 엄선희가 또다시 돌아왔다.2년 동안 여러 번 수정을 마친 덕에 엄선희는 원래 모습과 거의 비슷할 정도로 돌아왔다. 엄씨 어르신과 엄씨 부인은 이것으로도 충분히 만족했다.이번 결혼식의 모든 주최와 비용은 신세희와 부소경이 부담했다.엄
엄선희는 자신의 아이를 껴안은 채 고개를 들어 친 엄마를 바라보았다.그 순간 마음이 벅차올랐다.감격과 억울함 때문에 그녀는 소리 없이 눈물만 흘렸다.그녀는 엄마에게 달려가 품에 안겼다. 이윽고 엄씨 어르신도 두 모녀를 꼭 끌어안았다. 한 가족이 성공적으로 상봉했다.아니, 이제는 다섯 명이고, 서준명까지 더하면 총 여섯 명이었다.여섯 가족은 함께 부둥켜안고 있었는데, 옆에서 지켜보던 이들은 참지 못하고 그만 눈물을 마구 흘렸다.간호사도 눈가가 빨갛게 달아올랐다.한참 지나서야 엄씨 어르신과 엄씨 부인은 엄선희를 놓아주었다."됐어, 얘야, 이제 집으로 들어가자. 우리 집으로!"나금희는 고개를 들어 엄선희를 바라보았다. 비록 원래 얼굴은 아니었지만 확실히 그녀의 아이가 맞았다. 사오 년 전에 실종됐던 아이를 드디어 다시 만나게 되었다..그동안 엄선희는 희귀병을 앓게 되었지만 우연히 받은 치료 때문에 성공적으로 완치되었고 이로 인해 피와 혈액형이 바뀌게 되었다.엄선희는 죽을 운명이었지만 가짜 엄선희 덕분에 죽음을 면할 수 있었다.아무튼 그녀의 딸 엄선희는 세상에서 가장 운이 좋은 행운아였다.4,5년 동안 겪은 고난, 그게 무슨 대수겠는가?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중에 파란만장을 겪어본 적 없는 사람이 어디에 있겠는가?그 고난이 아이의 재산으로 될 이고 앞으로 아이는 이를 소중히 여길 줄 알고 아낄 줄 알며 모든 걸 알게 될 것이다.아주 좋았다.엄선희의 복귀에 엄씨 가문은 성대한 파티를 열었다.온 남성 사람들이 서준명의 아내가 돌아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이윽고 전해진 소식은 바로 얼마 지나지 않아 서준명과 엄선희가 성대한 결혼식을 올린다는 것이었다."이 일은 이미 남성 전체에 퍼졌어요. 결혼식은 대체 언제 할 것 같아요?"여유시간에 신세희가 장난식으로 엄선희에게 물었다.엄선희는 옆에 앉아있는 반명선을 보며 부드러운 말투로 말했다."명선 씨가 내 얼굴을 다시 원상 복구시켜 주겠대요. 하지만 천천히 되돌리려면 2년은 걸린대요. 난
모든 일을 마치고 난 뒤 서준명은 갑자기 대성통곡하기 시작했다."왜 그래, 아들?"서씨 부인은 이미 세 아들을 잃었고 남은 아들이라곤 서준명 한 명밖에 없었다. 그녀는 아들이 서럽게 우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어머니, 그냥 운명이 장난치는 것 같아서요.. 모든 게 다 하늘의 뜻이었군요, 모든 게 다 하늘의 뜻이었어요!"서준명은 눈물을 줄줄 흘리며 말했다.서씨 부인은 이해가 가지 않았다."왜 그러니, 얘야?"서준명은 울다가 갑자기 웃으며 말했다."어머니, 이제야 알겠어요. 하늘이 왜 엄선희 씨한테 사오 년 동안 이런 수고를 겪게 만들었는지 알 것 같아요. 하늘은 비록 그녀에게 잔인한 고문을 내렸지만 마지막엔 결국 해피엔딩을 선물했잖아요. 그러지 않았다면 진짜 죽은 사람은 우리 엄선희 씨 아니겠어요? 나의 엄선희를 살렸잖아요."아들의 말에 서씨 부인은 감격 어린 말투로 말했다."그래, 결국 마지막에 행운을 맞이한 사람은 바로 우리 엄선희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하느님도 아껴주시는 엄선희. 준명아, 빨리 선희를 데려와, 그동안 그 애가 얼마나 수고가 많았겠니."서준명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네!"몸을 돌리자마자 그는 두 아이를 발견했다."아빠, 우리 엄마를 데려오려는 거예요?"단이가 서준명에게 물었다.서준명이 고개를 끄덕이기도 전에 미미가 입을 삐죽 내밀며 말했다."엄마 안 데려오면 내가... 진짜 아빠 때릴 거예요!"미미는 점점 박력 넘치는 모습으로 컸다.게다가 오빠도 그녀의 편을 들어줬기 때문에 서씨 가문 마당에서 고양이랑 다투든 강아지랑 다투든 그녀는 줄곧 이기는 쪽이었기 때문에 미미는 자신이 천하무적이라고 생각했다.서준명은 웃으며 미미를 품에 껴안았다."아빠는 맞는 거 무서워해. 그러니까 미미가 아빠 때리면 아빠는 아파서 울 거야. 그래서 아빠가 미미 말에 따를거야. 오늘 당장 엄마 데려올게, 어때?"두 아이는 엄마를 데려온다는 말에 힘껏 고개를 끄덕였다."하지만 엄마를 데려오기 전에 먼저 할머니와 할아버
죽기 직전까지도 가짜 엄선희는 의식을 가지고 있었다.그녀는 두 눈을 똑똑히 뜬 상태로 자신이 바닥에 쓰러지는 것을 지켜보았다.그녀는 자신의 계획이 이대로 틀어질 줄 미처 몰랐다. 결혼식만 마치면 진짜 엄선희를 대신해 남성에서 상류사회를 누리는 서씨 가문 사모님으로 될 수 있었다.하지만 그녀는 총살당하고 말았다.과연 누구일까?그녀는 이유를 알기도 전에, 울 틈도 없이 바닥에 쓰러져 버렸다. 그녀의 아쉬움은 결국 그녀의 몸에 영원히 파묻히고 말았다.얼마나 억울했으면 심장이 멈췄음에도 불구하고 두 눈을 감지 못한 걸까?서준명도 깜짝 놀랐다.그는 원래 미란다 무리를 한꺼번에 쓸어버릴 계획이었기에 오늘 경찰들도 이들을 죄다 잡아갈 생각으로 온 것이었다. 하지만 서준명은 이 타이밍에 미란다가 암살당할 줄은 미처 생각지도 못했다.범인은 대체 누구일까?서준명은 당황한 표정으로 창밖을 내다보았다. 경찰들은 오늘 이곳에서 범인들을 완벽히 체포하려던 계획이었기에 츄리닝으로 무장한 경찰도 있었고 보이지 않는 곳에 숨어든 경찰도 많았다. 모두 미란다를 잡기 위해 출동한 경찰들이었다. 하지만 미란다 대신 미란다에게 총을 쏜 범인을 잡을 줄은 아무도 몰랐다.차 안에 있던 구릿빛 피부 뚱보는 엄선희를 사살하려던 자신의 치밀했던 계획을 뚫고 이토록 많은 경찰들이 나타날 줄은 미처 몰랐다.그는 작전도구를 숨기기도 전에 경찰에게 그만 체포당하고 말았다.정말 말 그대로 난장판이었다.미란다가 엄선희 얼굴로 성형하여 그녀의 신분을 도용한 사건은 우연히 발생한 총격 사건으로 인해 초라하게 마무리되었다.경찰은 구릿빛 피부 뚱보를 잡고 취조하고 나서야 이유를 알게 되었다. 그는 해외에 있는 서준명의 세 형님이 엄선희를 죽이라고 보낸 사격수였다.이 남자는 남성에서 오랜 시간 동안 서씨 가문을 노리고 있었다.하지만 내내 엄선희를 발견하지 못했다.그러다가 어렵게 엄선희가 나타나 기회를 잡고 죽이게 되었으나 손쉽게 경찰에게 체포당하고 말았다.이게 대체 무슨 경우란 말인가!서준
두 여직원은 봉쇄형 유리차를 끌고 나왔다. 유리차 안에는 반짝반짝 빛나는 다이아몬드 반지가 들어있었다. 다이아몬드는 유리를 뚫고 오색찬란한 빛을 내뿜고 있었다.가짜 엄선희는 홀린 듯이 반지를 바라보았다.주얼리샵 맞은편에 주차하여 망원경으로 지켜보던 구릿빛 피부 뚱보도 덩달아 홀린 듯이 바라보았다.구릿빛 피부 뚱보는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세상에! 저 여자를 얼마나 사랑하길래 저토록 비싼 반지를 선물하는 거야! 저 여자는 죽어 마땅해! 죽어 마땅하다고!"한편 주얼리 샵안, 서준명은 부드러운 눈빛으로 가짜 엄선희를 바라보았다."내가 선물한 반지는 어때, 마음에 들어?"가짜 엄선희는 감동하여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좋아, 여보 너무 좋아! 너무 마음에 들어!""이 반지는 원래 4년 전에 선물하려던 건데, 아쉽게 됐네, 그때는...""괜찮아, 여보. 지금도 마찬가지잖아? 비록 4년정도 늦게 선물 받았지만 결국 내 손에 끼워줬잖아. 이게 정말 최고 아니겠어?"가짜 엄선희는 기쁜 마음을 숨기지 못하고 말했다."빨리 껴봐, 보여줘!"서준명이 제촉하며 말했다."하하. 알겠어!"말을 마친 서준명은 반지를 꺼내 정중하게 가짜 엄선희의 손가락에 끼워주었다.그순간 가짜 엄선희의 마음은 이루 말로 형용할 수 없을 만큼 두근거렸다.마치 꿈을 꾸는 것처럼 나른한 기분이었다.서준명!남성 두 번째 재벌이자 남성 귀공자인 서준명이 드디어 그녀에게 값비싼 반지를 선물한다고?와! 그녀는 너무 행복했다!…그 순간 가짜 엄선희는 비명을 지르고 싶었다!그녀는 행복에 젖어 서준명이 그녀를 부르는 소리도 듣지 못했다.듣지 못한 게 아니었다.그녀 자신을 엄선희라 생각하고 다닌 탓에 서준명이 그녀의 본명을 외칠 때에도 눈치채지 못했다.서준명이 또다시 물었다."미란다 씨, 행복해?""응? 당신..은..?"가짜 엄선희는 그제서야 서준명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러자 순간 그녀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그녀는 겁에 질린 나머지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홀 안 세 테이블에 빽빽이 앉아있던 사람들은 이 상황을 보고 깜짝 놀랐다.그들은 아직 이게 무슨 상황인지 모르는 눈치였다.왜 엄선희가 가자마자 경찰들이 몰려든 걸까?사람을 체포하러 온 게 아닐까?"아니에요, 형사님, 저희는... 남성 서씨 가문 도련님 서준명 씨의 친구들입니다. 서준명 씨 아내를 구해준 보답으로 집 두 채를 선물한다고 했는데, 혹시 잘못 찾아오신 건 아닌가요?"바로 그때 진미리가 용감하게 나서서 경찰들에게 물었다.아무도 진미리의 질문에 대답해 주지 않았다.몇몇 경찰들이 나서서 그들의 휴대폰을 몽땅 수거했다.한 명도 빠짐없이.진미리는 참지 못하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저희는 서준명 씨의 친구예요. 서준명 씨는 남성에서 유명한 사람이잖아요. 당신들이 우리를 잡으러 왔다는 사실을 서준명 씨가 알면..."한 경찰이 차갑게 피식 웃으며 말했다."저희가 잡으러 온 것은 바로 서준명 씨 친구들인 당신들입니다!""네? 왜요?"진미리는 의아했다.사실 그녀는 법을 잘 알지 못했기에 자신의 여동생을 도와줘야 한다는 생각밖에는 없었다!자신의 동생은 서준명의 아내와 똑같은 얼굴로 성형했고 서준명도 동생을 아내로 받아들였는데 이를 사기라 할 수는 없지 않은가?돈도 한 푼 뺏지 않았는데?게다가 살인 방화를 저지른 것도 아니고 신분만 도용했을 뿐인데, 아니, 서준명이 가짜 엄선희를 아내로 인정했으니 신분 도용이라고 할 수도 없었다.신분 도용도 아니었다.때문에 지금 진미리와 그녀의 공범들은 자신이 죄를 지었다는 사실을 자각하지 못했다.경찰은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진미리를 바라보았다."자신이 무슨 죄를 저질렀는지 어찌 당신도 모르나요?"진미리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우리는 서준명 씨의 친구들이에요. 게다가 서준명 씨는 남성에서 유명한 사람이고요. 서준명 씨도 당신들이 우리를 잡으러 왔다는 사실을 아나요?""알죠, 서준명 씨가 신고했으니까!"진미리와 그녀의 동료들은 순간 할 말을 잃었다."..."그들은 하나같이 동상처럼 굳
"2천억이라니! 서씨 가문 형제들과 완전히 등 돌리려는 셈 아닌가! 서준명이 엄선희를 저토록 사랑하다니! 저 여자가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 당장이라도 죽여버리고 싶어! 반드시 죽일 거란 말이야!"구릿빛 피부 뚱보가 공손한 태도로 서준명의 큰형에게 물었다."사장님, 명령만 내리세요! 저 여자를 어떻게 죽일까요! 지금 당장 없애버릴까요!""안돼!"서준명의 큰형이 다급히 말렸다."지금은 죽일 타이밍이 아니야. 보는 눈이 많아서 자리를 피하기 어려울 거야. 나한테 충성하는 사람은 너밖에 없는데 너까지 잃을 수는 없어. 밖에서 처리하고 발 빼기 쉬운 곳으로 골라. 지금은 아니야!"구릿빛 피부 뚱보가 곧바로 말했다."알겠습니다, 사장님. 사장님 말씀에 따를게요. 그럼 시끌벅적한 장소를 골라 저 여자를 죽여버릴게요! 그럼 이만 끊겠습니다!"통화를 마친 뒤 구릿빛 피부 뚱보는 은밀히 홀 안의 상황을 관찰했다.한편 서준명은 가짜 엄선희와 함께 사람들에게 술을 권하고 있었다.한 명 한 명 빠뜨리지 않고 모두에게 물었다.모두 전에 가짜 엄선희에게 도움을 줬던 사람들이었다.서준명은 전에 이 사람들에 대해 전부 조사를 마쳤었다. 사기조작단과 마찬가지였다!총 서른 명 정도였는데, 그중 절반이 넘는 사람들은 가짜 엄선희의 가족들이었다.오빠와 언니, 형수와 형부, 그리고 고모 일곱 명과 이모 여덟 명.남은 건 그녀와 오랫동안 함께 근무해 온 부하들이었다.서준명은 마음속으로 감탄을 금치 못했다.정말 비겁하기도 하지!자신의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자신의 모든 가족들과 친구들까지 동원하다니. 하지만 그들이 억울한 게 뭐가 있을까? 그들은 모두 가짜 엄선희가 계획한 사기단에 가담한 공범들이다.그들이 엄선희에게 입힌 피해는 이루 말로 형용할 수 없었다.그들은 그의 두 아이까지 해치려고 했다!서준명이 어찌 그들을 또 용서할 수 있단 말인가!술을 한 바퀴 권하자마자 서준명의 휴대폰이 갑자기 울렸다.그는 곧바로 휴대폰을 떠내 연락을 받았다."여보세요, 누구시죠
서준명의 말에 진미리는 쑥스러운 말투로 말했다."휴, 어떻게 매번마다 서준명 씨한테 신세를 지겠어요, 아무... 아무것도 아니에요.""어머, 언니, 어려운 일 생기면 언제든지 얘기 하세요. 제 남편은 남성에서 두 번째로 능력 있는 남편이에요. 못 하는 게 없다니까요."가짜 엄선희는 고개를 들어 애교 섞인 말투로 서준명에게 말했다."내 말이 맞지, 여보?"서준명은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가짜 엄선희를 보며 말했다."자기 생각은 어때? 당신이 선택한 남편인데 틀릴 리가 있을까?""당연히 없지!"가짜 엄선희는 행복한 표정으로 서준명의 어깨에 고개를 기댔다.서준명은 가짜 엄선희를 품에 안자 순간 역겨운 기분이 들었다.이 가짜 엄선희는 확실히 진짜 엄선희와 아주 닮았다. 만약 이 엄선희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조용한 상태로 있었다면 서준명은 당연히 그녀를 그가 오매불망 기다리던 진짜 엄선희라고 생각했을 것이다.하지만 진짜 엄선희라면 그에게 이런 요구를 건네진 않았을 것이다.엄선희는 태어날 때부터 공주님처럼 자라 고생한 적이 없지만 탐욕스러운 사람은 아니었다.엄선희는 돈에 아무런 개념도 없는 여자였다.게다가 사치품도 사지 않는 사람이었다.심지어 그녀는 아주 훌륭한 가정교육을 받고 자랐기에 단 한 번도 자신의 능력범위를 벗어나는 가격의 사치품에 손대지 않았다.서씨 가문에 시집와서도 그에게 이것저것 요구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자신의 남편을 난처한 상황에 놓이게 하는 짓도 절대 하지 않았다. 남편의 자금을 외부에 흘러 나가게 하는 것도 모자라 난감한 일까지 시키다니!엄선희는 절대 그럴 사람이 아니었다!하지만 이 가짜 엄선희는 탐욕스럽기 그지 없었다!그럴수록 너무 괘씸했다!하지만 이럴수록 서준명은 더더욱 표정을 가다듬고 가짜 엄선희를 보듬어 주었다."여보, 이 사람들을 사심 없이 도와주는 걸로 봐서 전에 당신한테 많은 도움을 주신 분들이 맞지? 그럼 나도 고마움을 전해야지. 이분들이 없었다면 평생 내 아내를 보지 못하고 살 뻔했으니까
가짜 엄선희는 자연스럽게 동의했다.3일 후, 그들은 남성에서 가장 크고 호화로운 호텔에서 엄선희의 은인들을 초대해 연회를 베풀었다. 그들 중 일부는 외지에서 온 사람도 있었고, 남성 현지인도 있었다. 서준명이 사람들을 대충 살펴보자, 익숙한 중년 여성이 있음을 발견했다.그 중년 여성은 미루나와 같은 집에 살며 미루니에게 DNA 검사를 제안한 여자였다.서준명은 가짜 엄선희와 손을 잡고 그 중년 여성에게 다가갔다. "저를 아직 기억하십니까?”가짜 엄선희는 즉시 그 중년 여성을 소개했다."여보, 여긴 나한테 많은 도움을 준 언니 중 한 명이야. 이름은 진미리. 이 언니는 내가 유산했을 때를 포함해 항상 날 보살펴 줬어. 내 생각에는 이 언니에게 집 두 채는 드려야 할 것 같아!” 그러자 진미리라는 중년 여성이 즉시 손을 흔들었다. "아니요, 정말 괜찮습니다. 선희 씨를 돌봐주었던 것도 제 공덕의 하나라고 할 수 있죠. 절대 돈을 바라고 한 일이 아니에요.” 진미리는 말을 하며 서준명을 바라보았다. “서준명 씨, 사실 저는 오랫동안 미루나에게 관심을 가졌어요. 나는 그 여자가 가짜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그때 엄선희 씨는 일이 있어 남성에 오지 않았기에 준명 씨와 미루나가 마주치는 걸 정말 걱정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DNA 검사를 하라고 권한 거고요. 요즘은 DNA가 가장 정확하잖아요? 그러니 DNA 검사를 하고 나니 미루나가 가짜라는 걸 단번에 알 수 있었잖습니까. 요즘에도 이런 사람이 있다니, 겉모습도 전혀 다르고, 닮은 구석이라고는 하나도 없는데 억지로 남의 아내인 척하는 건 무슨 심보란 말입니까? 정말 말이 안 됩니다, 준명 씨와 선희 씨의 부모님 모두 현명하셔서 다행이지요. 그렇지 않았다면 그 미루나에게 정말로 당할 뻔했습니다. 그럼 선희 씨도 힘들어서 울다 지쳐 쓰려졌겠지요…” 진미리의 말을 들은 서준명은 침착하게 미소를 지었다. "그러게 말입니다. 그럼 집을 두 채 드리면 될까요?” 서준명은 이미 사람을 보내 확인을 마친 상태였